“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2030 주거 대안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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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굿비즈 댓글 0건 조회 15회 작성일 25-09-24 12:10본문
젊은 층 사이 오피스텔이 새로운 주거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아파트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전세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오피스텔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과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시장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2023년 급감 후 회복, 거래량 반등세 뚜렷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8803건으로 전년 동기(7593건)보다 15.9% 늘었다. 거래 성수기로 꼽히는 3월 170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 1154건, 5월 1039건 등 1000건 안팎에서 꾸준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서울 오피스텔 시장의 흐름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거래량은 2021년 같은 기간 1만33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1만2210건)에도 1만건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5835건으로 급감했다. 당시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다시 회복세가 나타났다. 2024년 거래량은 7593건으로 반등했고, 올해는 상승폭이 한층 커졌다. 올해 8개월 거래량은 2019년 동기(6205건) 대비 41.8% 많은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정상 시장’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단순한 기저효과가 아니라 시장이 본격적인 활성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거래량이 늘다보니 가격과 임대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KB부동산 월간 오피스텔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3억356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월(3억54만원) 대비 상승률이 1%로 2021년 이후 가장 가파른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임대수익률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연 4.8%로 전년 동기(4.64%) 대비 0.16% 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3월(4.82%) 이후 최고 수준이다. 매매가격 상승세보다 월세 오름세가 두드러지면서 수익률이 개선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전세 시장 불안으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입주 절벽 현실화…기존 단지 희소성 부각
오피스텔 시장이 살아난 건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체 투자처로 수요가 이동하면서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규제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축소했다. 아파트 매수 문턱이 높아지자 규제에서 벗어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여기에 전세 사기와 대출 규제 여파로 월세 전환이 늘어나면서 오피스텔 임대시장으로 수요가 몰렸다. 월세 오름세가 임대수익률을 끌어올리며 매수 심리 회복을 자극했다.
공급 감소도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만7420실로, 최근 10년간 연평균(7만여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1만2310실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 역시 입주 절벽이 뚜렷하다. 지난 10년 평균 입주 물량이 연 1만7000실을 웃돌았지만 올해는 4456실, 내년은 1417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면서 기존 단지의 희소성이 부각됐고, 역세권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거래와 가격 상승을 이끄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부가 바닥난방과 발코니 설치를 허용하고 커뮤니티 시설까지 도입하면서 오피스텔은 기능적으로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실거주 만족도가 높아진 점도 시장 회복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에 대한 인식 변화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단순히 투자용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주거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타운’으로 변모한 이대 앞
젊은 세대 유입도 오피스텔 시장 회복을 이끄는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 특히 20~30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여성을 중심으로 안전에 대한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성향이 확산되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피스텔은 24시간 관리·보안 시스템이 주요 매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이다. 한때 쇠락했던 상권 자리에 최근 50여 개 단지의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대학가를 찾는 20대 수요가 몰리면서 일대는 ‘오피스텔 타운’으로 불릴 정도로 변모했다. 임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며 대학가 월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요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소형 위주의 단순 임대 목적에서 벗어나 실거주를 위한 중대형 평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하철역 인근이나 주요 업무지구 등 접근성이 좋은 입지를 중심으로 선호가 집중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매매가격과 임대수익률 모두 권역별로 종로·용산·중구 등 도심권의 오름세가 두드러졌고, 면적별로는 공간 활용도가 높은 중대형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아파트 규제가 여전하고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오피스텔의 대체 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거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수 심리 회복세가 금리 변동과 경기 흐름에 따라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지적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오피스텔 수요가 단순한 투자 목적을 넘어 실거주 선택지로 확장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 전세 사기와 월세 전환 등 구조적 요인에 의존한 회복세인 만큼, 안정적인 성장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2025. 09. 23 뉴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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